할부로 결제하면 수수료가 얼마나 붙는지 대충은 알아도, 청구서에 찍힌 숫자가 왜 그 값인지는 잘 안 보입니다. 계산 방식 자체가 생각과 다르기 때문입니다.
가장 흔한 오해가 이겁니다. 120만 원을 연 15.3%로 6개월 할부하면 수수료가 120만 × 15.3% ÷ 2 = 91,800원쯤 되겠거니 계산합니다. 실제로는 그 절반을 조금 넘는 53,550원입니다.
국내 카드사는 체감식, 다른 말로 잔액슬라이딩 방식을 씁니다. 이름 그대로 갚아 나가면서 남아 있는 금액에만 수수료를 매깁니다. 첫 달엔 120만 원 전부에 붙지만, 200만 원씩 갚아 나가면 마지막 달엔 20만 원에만 붙습니다.
120만 원을 6개월, 연 15.3%로 나눠 냈을 때입니다.
| 회차 | 원금 | 수수료 | 납부액 | 남은 잔액 |
|---|---|---|---|---|
| 1회 | 200,000 | 15,300 | 215,300 | 1,000,000 |
| 2회 | 200,000 | 12,750 | 212,750 | 800,000 |
| 3회 | 200,000 | 10,200 | 210,200 | 600,000 |
| 4회 | 200,000 | 7,650 | 207,650 | 400,000 |
| 5회 | 200,000 | 5,100 | 205,100 | 200,000 |
| 6회 | 200,000 | 2,550 | 202,550 | 0 |
| 합계 | 1,200,000 | 53,550 | 1,253,550 | — |
첫 달 215,300원에서 마지막 달 202,550원까지, 매달 내는 금액이 조금씩 줄어듭니다. 자동이체 금액이 매달 다른 이유가 이것입니다.
기간이 길어지면 수수료율 자체도 올라갑니다. 카드사는 보통 개월수가 길수록 높은 요율을 적용합니다. 여기에 잔액이 오래 남아 있는 기간까지 길어지니, 수수료는 두 가지 이유로 함께 불어납니다.
다만 매달 나가는 돈은 줄어듭니다. 총액을 줄이고 싶으면 기간을 짧게, 월 부담을 줄이고 싶으면 길게 — 둘은 맞바꾸는 관계입니다.
원금을 개월수로 나누면 딱 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. 100만 원을 3개월로 나누면 333,333.33…원이 됩니다. 카드사는 보통 원 미만을 버리고 남은 단수를 특정 회차에 몰아서 정산하는데, 어느 회차에 몰아주는지가 카드사마다 다릅니다. 수수료도 원 단위로 절사합니다.
그래서 어떤 계산기로 구해도 실제 청구서와 몇백 원 정도는 어긋날 수 있습니다. 수만 원씩 차이가 난다면 그건 단수 문제가 아니라 수수료율이 다른 것입니다.
내 조건으로 계산해 보기금액·개월수·카드사만 고르면 회차별로 나옵니다